모 여권 인사와의 논쟁 기록

신분당선을 타고, 또 30분간 역에서 집까지 터덜터덜 걷는 것이 나의 퇴근길입니다. 불우하게도, 오늘 퇴근을 하면서는, 소위 "7.7억 근저당" 이슈라는 것에 정신적으로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간만에 머리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였는데, 왜 제가 화가 났는지에 대해 별도로 글을 남기는것 보다,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쟁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경제적이겠다 싶습니다.

모 민주당 전 대변인과의 공개 언쟁 기록입니다. 다만 제 쪽에서 발화한 글만 남겨둡니다. 편집은 하지 않되, 상대의 이름을 언급한 부분만 복자 처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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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복잡한 사정이 있는 매수자에게 팔 바에, 호가를 낮춰서 1~2억이라도 싸게 팔라는게 현 정부 부동산 기조 아니었습니까. 게다가 기간이 얼마가 되었건, 대통령 본인께서 집값 안정에 필사적이고 진심이라면, 가치가 하락할거라고 믿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무려 17억의 채권채무관계를 일으킨다는게 직관적으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생각을 하여도,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는건 피하기 힘들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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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근저당 끼고 29억"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으면, 호가를 1억만 낮춰도 "올 현금으로 28억"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며, 그런 사람에게 파는게 현 정부 기조에 합치되는것 아니냐는게 제 논리입니다. 29억이 그 매매대상물건 시장가의 역사적 고점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진 가격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17억 근저당을 낀 사람"에게 팔 정도로 높은 가격인건 맞고, 그렇게는 매매하지 말라는거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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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가가 1~2억 낮아지는 것이, "대출규제가 시세안정으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레버리지를 일정 이상으로 일으키지 못한 사람에게만 팔 수 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체결이 가능한 호가가 낮아지는거요. 그 경로가 다름아닌 대통령 본인의 집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깨지는걸 국민들이 본거에요. 이게 분노를 사는 본질입니다.

그리고 "돈을 17억 빌려줄테니 그 돈으로 이 집 사라"는 매우 정확한 설명입니다. 근저당은 채무를 전제로 합니다. 17.7억이 그 관계의 채권최고액이고요. 돈을 빌려준것이 맞고, 사적 레버리지인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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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랑 관련이 없는게 아니고, 대통령께서 시행하신 잔금 유예가 곧 레버리지입니다. 매수인이 소유권 이전 시점에 29억 원의 현금을 온전히 쥐고 있었다면 근저당 설정 자체가 필요 없었을 것입니다. 당장 치를 현금 17억 원이 없는데도 '일단 소유권부터' 넘겨받은 것이 바로 O 대변인이 말한 "현금 없이 일단 물건부터 사는" 레버리지의 정확한 정의입니다.

채권자가 은행에서 대통령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매수자가 은행에서 17억 원을 빌려 매도자에게 주나, 매도자가 17억 원을 덜 받고 소유권을 넘겨주나 경제적 실질은 100% 동일합니다. 둘 다 미래의 현금흐름을 당겨와 현재의 자산을 취득한 신용 창출입니다.현 정부의 대출 규제는 바로 저렇게 "당장 수중에 없는 돈을 끌어와 집을 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여 수요를 누르고 가격을 낮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사적 신용을 제공해 매수자의 유동성 부족을 해결해 주고 고가 매수를 성사시켰으니, 정책의 신뢰가 깨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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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좀 화나는 포인트는 "잔금 지급을 유예" 한 것과 "레버리지" 를 계속 분리하려는 시도입니다. 대변인님께서는 2~3개월의 잔금 유예를 단순한 '편의'라고 하셨지만, 금융에서 '기한의 이익'은 곧 돈이며 유동성입니다. 17억 원을 단 3개월만 시중은행에서 빌리려 해도 수천만 원의 이자 비용과 엄격한 DSR 규제를 통과해야 합니다. 은행 문턱도 못 넘고 단돈 몇백만 원의 유동성이 막혀 고통받는 서민들의 눈에, 대통령이 사적으로 17억 원의 유동성을 n개월간 무상으로 융통해 준 이 거래가 과연 단순한 '편의'로 보이겠습니까? 금융의 실질을 외면한 채 '레버리지 아니다, 대출이랑 다르다'라고만 강변하는 것은, 대출 규제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현실에 지독하게 무감각하다는 방증일 뿐입니다.

O 대변인의 주변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2개월 3개월 뒤의 17억은 고사하고 1주일 뒤의 백만원을 못 막아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제 주변엔 널렸습니다. "3개월의 기한이익"이라는게 정말 "레버리지"요 "대출"로 안보이시는건가요?

6 (끝)

45분째 답변이 없으시고, 이 좋은 밤에 저도 계속 페이스북 댓글을 뚫어져라 쳐다볼수는 없으니 그냥 여기서 말은 줄이겠습니다. OOO 전 대변인은 제 머릿속에는, "참신한 논거를 바탕으로 타당한 결론을 자주 도출하는 분" 정도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이 논쟁을 계기로 이 생각을 수정할 것 같지도 않고요.

이 글 자체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 편이며 토론에서도 반대편에 있었습니다만, 뭐 정말 그렇게 생각하셨을 수도 있고, 어떤 진영에 계시니만큼 그에 따르는 입장이란게 있을 수 있는 거겠지요.

다만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는지는, 저와 함께한 이야기를 통해 조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단순히 17.7억의 절대적인 숫자가 크기 때문에 다들 화들짝 놀란게 아닙니다. 각자가 느꼈던 현실적인 고통과 고민이 배여있는 분노일 수 있습니다.

평안한 밤 되십시오.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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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친구분께서 나를 태그하며 또 언쟁을 거시기에, 몇 번의 교환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가장 마지막 글만 남겨둡니다.

25분째 답이 없으셔서 그냥 여기서 말을 줄이고 끝낼까 합니다만, 끝내기 전에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귀하 논리의 애초 시작은 "잔금 유예"와 "입주 유예"를 교묘하게 섞어, "잔금을 치르면 세입자를 쫓아내야하니 그러지 않기 위해 잔금을 실제로 치르는 시기를 뒤로 미룬 것에 불과하다" 였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가서는 비본질적인 부분인 "위약금"에 꽂히시더니, 재건축 권리승계까지 가셨습니다. 저는 OOO 전 대변인께 처음 단 댓글이 "호가를 낮춰서 1~2억이라도 싸게 팔라는게 현 정부 부동산 기조 아니었습니까" 였고, 마찬가지로 호가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에서 골대를 가장 열심히 옮긴 사람이 누구인지 천천히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귀하께서는 토론 내내 근거 없는 조롱과 비아냥거림에 각별한 신경을 쓰셨습니다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의 평안한 밤을 기원합니다. 잠이라도 잘 주무셔야 내일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고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편안한 밤 되십시오.